줄거리
엄마의 죽음은 데이비드가 의대에 진학한 최초의 이유였습니다. 엄마 같은 환자를 돕고 싶었고, 엄마를 데려간 병에 복수를 하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결국 의대에 진학했습니다. 석사 과정은 2년짜리였다. 연인인 케이틀린과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고 싶지도 않았고, 의대에 빨리 진학하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잠도 제대로 자지 않으며 공부에 매달려 2년짜리 과정을 8개월 만에 마치고 맙니다. 이후 전액 장학금을 받고 펜실베이니아 의대에 입학합니다. 2010년 7월 6개월간의 순환 실습을 마친 데이비드는 2주간의 휴가를 받았습니다. 휴가를 받고 바로 가족을 만나러 향했습니다. 누나 부부를 만나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자고 싶은 마음이 정말 너무 간절했습니다. 데이비드는 살면서 그 정도로 피곤을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12시간을 자고 일어나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음에도 몸은 가뿐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며칠이 더 지나 샤워를 하던 중 사타구니에 림프절이 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습니다. 가족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림프절 비대는 암의 징후가 될 수도 있음을 데이비드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휴가를 마친 데이비드는 병원으로 돌아와 순환 실습, 최종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위험 신호에도 데이비드는 최종 시험이 끝날 때까지 진찰을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험을 마친 데이비드는 막 시험을 치른 그 병원의 호를 가로질러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검사 결과 데이비드에게 생긴 병은 의사들도 모르는 병이었습니다. 앞의 이야기는 '희망이 삶이 될 때'라는 책의 줄거리입니다. 이 책은 자신의 '생존 실화'를 담은 '데이비드 파젠바움'의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이 책은 산타클로스 같은 의사는 없고, 그러므로 내게 줄 선물이 있을 리 만부 하며 치료법을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또한 희망은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고 선택이자 능동적인 힘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p.12
의사가 된 그는 의사들조차 알지 못하는 병에 걸리고 맙니다. 다른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줘야 하는 의사인 본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병과 싸워나가고 또 병에 대해 공부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는 병에 걸린 25살의 젊은 의사는 죽음의 문턱에서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것.
'꽤 오랜 시간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이 누워있다가 마침내 내가 얼마나 그녀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지 천천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p.102
데이비드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향해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립니다. 2년짜리 석사 과정도 8개월 만에 끝낼 만큼 목표가 생기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표가 가장 중요했던 데이비드는 연인인 케이틀린과 점점 멀어지다 결국 케이틀린에게 이별을 통보받게 됩니다. 결국 이별을 하게 됐지만 데이비드가 병상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연인이었던 케이틀린이었습니다. 자신의 일도 중요하지만 연인인 케이틀린에게도 관심을 충분히 쏟았어야 한다는 후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별을 통보한 케이틀린이 자신을 보러 병원에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케이틀린이 실제로 병원에 찾아왔을 때는 자신이 병에 걸려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며 케이틀린의 방문을 거절하고 맙니다. 케이틀린의 문병은 거절했지만 데이비드의 친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은 꾸준히 문병을 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데이비드는 죽음과 최초로 마주한 사건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를 돌보기 위해 내 병실로 모여들었던 많은 사람이 생각났다. 나는 그들을 예전보다 더 크게 의식하게 됐고 왜 그들이 내게 왔는지 항상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때 나를 찾아왔던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그들이 끝까지 기억해줬으면 하는 내 모습은 확고하게 정해져 있었다. 나는 살아있는 동안 그 모습에 어긋나지 않게 매일매일을 살고 싶었다.' -p.104 데이비드는 몸이 조금이라도 낫는다면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너무 바쁜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도록 행동하기로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낼 것을 맹세하고 당장 그렇게 하기로 다짐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죽음을 마주했을 때 더 이상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곤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접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나갑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도 또다시 금세 잊어버리곤 합니다. 물론 먹고살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바쁜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해서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직접 죽음의 문턱에다가 이런 것을 깨달을 수는 없으니 이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 감상평
이 책은 부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아무도 모르는 병에 걸린 25살의 젊은 의사의 생존 실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파젠바움은 결국 자신의 병명을 알아내게 됩니다. 그가 걸린 병의 이름은 'HHV-8-negative, 특발성 다중심 캐슬 만병' 줄여서 '캐슬만병'이라고 부르는 병이었습니다. 그것은 '거대 림프 증식증'이라고도 합니다. 그는 이 캐슬만병으로 인해 3년 반 동안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전문가를 찾아 나서고 치료법을 찾아 나섭니다. 결국 자신만의 치료법을 찾아 이후로는 5년 동안 단 한 번의 재발도 경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병이 완치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치료법은 자신에게만 효과가 있었고, 다른 캐슬만병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치료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캐슬만병에 걸린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지금도 자신의 병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책에서 데이비드가 깨달은 것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희망이란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찾아 나설 때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의학 전문 용어가 많이 나와서 저 같은 비전문가는 읽기 조금 어려운 편이었는데요. 그래도 누군가는 죽음의 문턱에 다가가 배운 것을 저는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