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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수학은 어디에 쓸 수 있을까?

by 뽀맘 202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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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는 흔히 수학은 답이 있는 학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수학적인 문제에도 정답이 없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이 책은 수학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임에도 꽤나 많은 분들이 읽어보신 것 같습니다. 책의 저자인 '김민형'님은 현재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머튼 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 학원 석학교수라고 합니다. 김민형 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유래된 산술대수기하학의 고전적인 난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고 합니다. 무슨 말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은 김민영 교수가 국내에서 약 1년 동안 진행했던 강의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라고 합니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답이 없어도 좋다.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수학에 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왜 민주주의라는 말을 꺼낸 걸까요? 책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는 '민주주의가 가능한가?'라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풀어보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 문제는 '과연 우리가 합당하게 느낄 만한 선거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다룬 유명한 이론이라고 합니다. 한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뽑는다고 하겠습니다. 총 5명의 후보인 a, b, c, d, e. 그리고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총 55명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투표한 결과는 우리가 아는 선거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이 조사는 각 후보의 선호도 조사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을 많이 활용하는데요. 선호도 조사에서는 각 유권자가 가지고 있는 후보의 선호도에 따라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1) 다수결 선거
이 선호도를 보면 a-d-e-c-b 순서로 선호도를 매긴 표가 18개로 가장 많은 표가 나왔고, b-e-d-c-a 순서로 선호도를 매긴 표가 12개로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투표 결과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었다면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까요? 가장 많은 선호도를 받은 a가 대통령으로 뽑혔을 것입니다. 이 방법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선거를 하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의제에 대해서도 정당마다 다양한 정책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같은 정당 안에서도 한 정책에 대해 뭐가 나쁘고 뭐가 좋은지를 판단하는 선호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투표란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 선호도 표를 보면 과연 a가 뽑히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선거를 치를 때 가장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단순다수대표제'입니다. 단순 다수대표제란 그저 표를 많이 받은 사람이 뽑히는 방식입니다. 가장 간단하지만 이 방법은 다른 정보를 생략하고 1위에 대한 정보만 반영할 수밖에 없는 방법입니다.
2) 보르도 방식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정치학자인 장샤를드 보르다는 일명 보르다 투표라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이 방식은 n명의 후보가 있다고 할 때 1위를 받은 사람에게는 n-1점을 주고 2위를 받은 사람에게는 n-2점을 주는 방식으로 쭉 내려가며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보르다의 방식을 사용하면 같은 결과에서 누가 1위가 될까요? 앞에 선호도를 보면 이 상황에서는 1위가 4점, 2위가 3점, 3위가 2점, 4위가 1점, 5위가 0점을 받게 됩니다. a의 점수를 계산해 보면 1위인 표가 18표이니 18표에 4점을 곱해주면 72점이라는 점수가 나옵니다. a가 모두 5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0점이 되어 a는 총 72점이라는 점수를 받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후보의 점수를 계산해 보면 a는 72점, b는 101점, c는 107점, d는 136점, e는 134점이라는 점수가 나옵니다.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앞에 다수결 선거에서는 a가 1위로 뽑혔었는데 보르도 방식을 적용했을 경우에는 a가 꼴찌라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모든 후보의 선호도에 점수를 매겨 최고점을 받는 사람이 뽑히는 '보르도 방식'이 옳은 방식일까요? 그럼 다른 방법을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3) 결선제
세 번째 방법은 결선제입니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결선제 방식을 사용합니다. 결선제란 투표를 하고 나서 1명이 과반수를 득표하면 그 사람이 1위가 되는 방식입니다. 만약 투표를 했는데 아무도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다른 후보는 제외하고 1,2위 후보만으로 다시 결선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같은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과반수를 획득한 사람이 없으니 3,4,5위를 한 c, d, e 후보를 제외하고 a와 b가 결선에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c, d, e 후보를 제외하고 보니 대부분의 선호도표에서 사람들이 a보다 b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결선제 방식으로 투표를 했을 경우 37대 18로 b가 a를 굉장히 큰 차이로 이기게 됩니다. 처음 다수결 선거에서는 a가 1위였고, 보르도 방식에서는 d가 1위였고, 이번 결선제 방식에는 b가 1위가 됩니다. 책에는 이 세 가지 방법 외에도 순차적 결산제, '콩도르세 방법론' 등 몇 가지 다른 방식을 더 살펴봅니다. 같은 선호도 조사 결과로도 투표 방식마다 다 다른 결론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이 문제는 답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정답을 찾을 수 없음에도 수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과학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건 끝난 문제가 아닙니다. 제안이 어디에 있는가를 발견하고 나서 점차 그 제안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과학적-수학적 사고방식입니다.'-p.169
우리가 흔히 알던 수학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학이란 무엇인 걸까요?
'수학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명료한 과정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265
우리는 흔히 수학은 '답'이 있는 학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수학적인 문제에도 정답이 없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책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 따르면 수학이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과정을 만드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일상의 문제에서도 정답부터 빨리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먼저 던지려고 할 때 그것이 바로 '수학적인 사고'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웠던 수학이랑은 꽤나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수학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감상평

책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을 통해 수학이 어디에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읽기 시작했던 책은 제 생각과는 다르게 가볍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인 김민형 교수가 직접 쓴 책은 아닙니다. 김민형 교수가 한국에 들어와서 수학에 관한 강의를 하고 출판사에서 그 강의 내용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책의 서문에서도 밝히는 것처럼 이 책은 결코 수학을 쉽게 설명하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수학을 재미있게 전달해 주는 책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입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꽤나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제가 지금까지 배웠던 수학이 수학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답을 구하지 못하는 것 역시 수학일 수 있고, 답을 찾아가는 다양한 방법을 발견하는 과정 역시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수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느낌으로는 수학적 사고란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틀이 형성되어 가는 겁니다. 특정한 틀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질문에도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꽤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p.30
살다 보면 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단 하나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 역시 하나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똑같은 질문에도 다양한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나가는 방식이 '수학적 사고'라고 한다면 우리는 수학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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